요코하마 항구를 배경으로 영원한 ‘작은 악마’ 카가 마리코의 매력을 완벽하게 필름에 담은, 극히 포토제닉한 롤리타 스토리. “남자를 기쁘게 하는 게 여자가 살아가는 보람이잖아요”, “파파는 있지만 누구랑 해도 OK예요”, “몸은 괜찮지만 키스는 안 돼요, 크리스찬이거든요” 등, 윤리와 논리를 뛰어넘은 마리코의 교태와 매력 앞에 남자들은 허망하게 함락된다. 다큐멘터리 터치의 카메라워크와 무성코미디 영화의 슬랩스틱을 연상시키는 추격 액션, 프레임 조작을 많이 이용한 시간 처리 등 시각적인 실험들 또한 가득하다. 이러한 형식적 실험은 누벨바그에 대한 ‘스승’ 나카히라의 회답으로 평가받기도 했다. 시리즈의 사령관 역으로 유명한 나카오 아키라의 젊은 날의 미청년 모습 또한 충격적이다. (2005년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- 나카히라 코우 회고전)